티스토리 뷰
팀 과제를 거의 마무리하고 마지막 merge랑 오류를 잡고, 마지막 발표 준비만을 앞두고 있던 날이었다. 오전 9시에 매니저님께서 슬랙 DM이 왔다.

주말에도 팀 과제를 하는 강행군 중에 도저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문제가 있었는데, 주말이라 튜터님들이 계시지 않아 react 질문 슬랙방에 메시지를 남긴 걸 좋게 보셨던 듯 했다. 나한테 어떤 식으로 질문을 하고 사고를 하고 있는지 공부법을 공유해줄 수 있냐는 제안이었다.
처음엔 굉장히 흥미로웠으나 또한 부담스러웠다. 팀 과제를 하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뼈저리게 깨닫고, 잘하는 팀원들과 계속 소통하며 팀 과제를 진행했으니 내 실력에 자신이 없었다. 발제면 React 수강생들과 튜터님들까지 계실 텐데 그럼 족히 100명은 넘을 텐데...
그러나 이건 기회였다.
유튜버를 해온 지난 세월의 감으로 TIL 소재감이라는 삘이 딱 왔다. 그리고 100명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할 자리가 언제 또 있을까. 고등학생 땐가? 우리 학년 전교생이 200명쯤 됐는데, 그때 프로젝트 발표를 했다가 긴장해서 망쳐버렸던 기억이 났다. 다시 기회가 왔는데, 이번엔 할 수 있을까. 일단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매니저님에게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물어봤다.

거창한 발표까지는 아니라고 하셨지만, 3-5분 스피치면 준비를 해 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. 당시 팀 발표도 내가 맡았었는데, 다행히 (성황리에) 잘 끝내고 질문법, 공부법 준비를 시작했다.
매니저님들이나 튜터님들께서 강조하는 것 보다 같은 수강생이 전달하면 더 와닿을 것 같아 부탁드린다고 하셨으니, 튜터님이나 매니저님께서 하지 못하고 수강생만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질문법을 전달해야 겠다는 방향을 세웠다. 내가 질문할 때 어려웠던 점이 뭐가 있었을까. 결론은 내향적인 성격이었다.

I가 많다는 개발자. 내향적인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 효과적인 방향일 듯 했다. 질문하는 법은 매니저님께서 자세히 노션을 남겨주신 게 있고 나도 그걸 참고했기 때문에 질문법 자체는 짧게 정리하면서 내가 질문하면서 느낀 효과를 더 와닿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.



자료를 만든 후 발표 대본을 짰다. 3-5분 분량으로 되도록 짜고 몇번 연습했다. 줌 발표였기 때문에 대본은 커닝할 수 있었기에 다 외우지는 않았지만, 여러 번 연습하며 대본 흐름을 숙지하도록 노력했다. 이왕이면 잘하고 싶은 마음에, 말하는 걸로 몇년을 먹고 살았는데 못하면 안 된다는 마음에 밤늦게까지 연습했다.
그런데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대본을 수정하니 체력적으로 지치기 시작했다.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자꾸 부정적인 생각과 겁이 몰려와 집중하는 게 방해가 됐다. 나는 튜터가 아니고, 매니저님도 가볍게 하라고 하셨고, 못해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을거야. 자기암시를 걸고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 같이 준비를 하며 마음을 달랬다.
그리고 발표날이 되었다.
사람들 반응이 엄~~~청 좋았다. 정말 다행이었다! 사실은 팀 발표때도 반응이 우리 팀이 제일 좋았어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긴 한데, 사람들 반응이 좋으니까 짜릿했다. 고등학생 이후 대규모 발표는 경험해보지도 못했고, 대규모 발표에 대한 아쉬운 기억만 있었는데, 오늘 다 청산한 것 같다.
뿌듯한 하루였다. 다음에 또 기회가 올 때 오늘의 기록이 용기를 가져가기를.
'스파르타 > 동기부여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부트캠프 학원 3달째, 100명 학원생 앞에서 강의하다 (1) | 2024.10.10 |
---|---|
계단식으로 오른다는 실력 상승, 그 순간을 경험했다 (4) | 2024.08.27 |
React 스타터 노트 (0) | 2024.07.03 |